국어/문학

'빛과 멜로디'와 '빛의 호위' 엮어 읽기

commonkorean 2026. 3. 1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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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호위」는 2013년 잡지에 발표됐고, 2017년에는 소설집으로도 출간됐다.

조해진 작가는 전쟁과 폭력 속에서 끝내 사람들을 살리고 마는 인연과 호의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담아낸 장편소설 『빛과 멜로디』를 2024년에 출간했다.

2013년 발표된 단편 「빛의 호위」를 확장해 작품을 계간지에 연재됐다가 다시 보완하여 『빛과 멜로디』로 출간한 것이다.

 

 

 

다음은 신문에 소개된 『빛과 멜로디』의 일부분이다.

 

작품은 어린 시절 소중한 추억을 나눠 가진 권은과 승준이 각각 다큐멘터리 사진가와 잡지사 기자가 돼 재회한 뒤, 다시 7년이 지난 현재를 비추면서 전개된다. 승준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임신부 나스차와 인터뷰를 하기로 하지만, 얼마 전 딸 지유를 낳은 아내 민영은 “갓 태어난 아이를 돌봐야 하는 동안만큼은” 좋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것만 보고 싶다며 나스차에 대한 이야기 듣기를 거부한다.

 

“어쨌든, 나는 아픈 마음 하나 없이 지유를 키우고 싶어. 적어도 지유가 사리 분별을 하기 전까지는, 속물이든 멏엉든 누가 뭐라 비난하든, 나는 당분간은 좋은 것만 보고 살 거야. 그러니까⋯ 그러니까, 당신이 그 인터뷰를 기어코 하게 되더라도 집에서는 그 이야기 안하면 좋겠어. 앞으로도 말이야.”(40쪽)

 

승준과의 인터뷰 이후 시리아에서 왼쪽 다리 절반을 잃은 권은은 자신이 닮고 싶었던 사진가 게리 앤더슨의 여동생 애나의 부탁을 받는다. 권은은 애나의 영국 집에서 게리의 아버지이자 젊은 시절 드레스덴 폭격작전을 수행했던 콜린의 삶을 되짚은 영상을 제작 편집한다.

 

“반장,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이 뭔지 알아? 그녀가 물었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어. 사람을 살리는 일이야말로 아무나 할 수 없는 가장 위대한 일이라고.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 말 다음엔 때로는 승준의 마음을 아프게 했고, 또 때로는 무겁게 각성시키기도 했던 바로 그 문장이 이어졌다. 내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네가 이미 나를 살린 적 있다는 걸, 너는 기억할 필요가 있어.”(120쪽)

 

버려진 듯 혼자 살던 12살 때 카메라를 선물로 주고받은 승준과 권은의 호의가 마침내 연결되고, 이것은 온기를 타고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나스차와 애나, 옥사나와 라리사, 살마, 게리와 콜린, 알마 마이어와 노마 등으로 끝없이 이어진다. 인연과 호의의 연대는 다시 승준과 권은에게로, 승준과 민영의 아이 지유와 나스차의 아이 등 미래 세대에게로⋯.

 

“레스보스섬에서 나는 죽어 있었다는 걸, 은도 알겠지? 그래,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어. 살아 있는 건 형벌 같았고 내일은 없었으니까. 그때⋯. 은이 나타났어. 은이 나를 애나에게 소개해준 것이 결과적으로 내 삶을 완전히 바꾸어놓았지만, 사실 은을 만나고부터 이미 나는 다른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어. 은의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은과 산책을 하고 은 앞에서 울고, 그 과정이 형벌 같기만 했던 내 삶을 미래로 뻗어가게 했어. 공허가 아닌 미래로⋯.”(240쪽)

 

 

창비교육 문학 교과서에 실린 조해진의 '빛의 호위'를 읽고 그 뒷이야기인 '빛과 멜로디'를 엮어 읽는다면, 광란의 시대지만, 연대와 공감의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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