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책 읽는 연습을 꾸준히 해왔고,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시험 문제로 제시되는 글을 읽고 문제를 푸는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학교 내신 시험은 이미 배운 내용을 교재나 참고서를 통해 분석하여 의미와 주제를 파악하면 되지만, 고등학교에서는 수능 시험을 준비해야 하므로 처음 접하는 글을 읽고 내용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중학교 때처럼 글을 읽는 방식으로는 고등학교 독서 시험에서 어려움을 느끼기 쉽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효율적인 독서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중학교 때까지는 어휘, 문장, 문단, 그리고 전체 내용 분석을 중심으로 읽는 방식을 사용해왔습니다. 그러나 고등학교에서는 이러한 방식에서 벗어나, 자신의 독서 습관을 점검하고 새로운 독서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자신에게 가장 적합하거나, 수능 문제의 답을 효과적으로 찾아낼 수 있는 독서 방법을 찾아 수능 시험에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독서 모델(독서 방법)에 대한 일반적인 논의를 통해 고등학교 1학년 수준에서 자신의 독서 방법을 점검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독서 방법에는 정해진 정답이 없습니다. 전통적으로는 "삼다독(三多讀)"이라 하여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고 권장합니다. (이는 중국의 구양수가 학문하는 자세에 대해 제시한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수능을 준비하는 관점에서는, 지문을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목표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효율적인 독서 방법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교재가 존재하며, 학생들도 이를 바탕으로 글을 읽고 학습하려 노력합니다.
독서 방법에 대한 연구는 크게 상향식 독서 모델과 하향식 독서 모델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제 이 두 모델의 특징을 살펴보고, 수능 독서에서 자신의 독서 방법을 어떻게 점검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초등학교 독서 수업에서는 주로 어휘, 문장, 문단, 그리고 전체 구조를 파악하는 상향식 독서 모델에 기반한 학습이 이루어집니다. 반면, 수능 독서를 준비할 때는 설명문인지 논설문인지 등 글의 유형에 따라 독서 전략을 수립하는 하향식 독서 모델을 활용하는 학습 방법이 강조됩니다.
1. 상향식(Bottom-up) 모델
상향식 모델은 독자가 글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 글자, 소리, 단어부터 시작하여 점차 큰 단위로 의미를 구성해 나가는 과정을 중시하는 독서 모델입니다. 즉, 글의 구성 요소에 대한 파악을 시작으로 전체 의미를 이해하는 방법입니다.
2. 하향식(Top-down) 모델
하향식 모델은 독자가 이미 가지고 있는 배경지식, 경험, 추측, 기대 등 상위 수준의 인지 구조(스키마)를 활용하여 글의 의미를 예측하고 이해하는 방법입니다.
이 두 모델을 상호 보완하는 상호보완식 독서 모델도 있습니다. 이는 상향식 독서 모델과 하향식 독서 모델이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상위 수준 지식을 활용하여 글의 어휘와 문장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흔히 구조 독해라고 불립니다.
수능 독서 영역에서는 상향식 모델과 하향식 모델을 적절히 혼용하여 읽기 연습을 해야 합니다. 이는 제한된 시간 안에 글을 정확하고 빠르게 읽고 정답을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수능 독서 지문을 통해 평가하고자 하는 행동 영역은 사실적 사고, 비판적 사고, 추론적 사고, 그리고 적용/창의력입니다. 상향식 독서 모델은 문장을 분석하며 세부 정보를 확인하는 데 유용하며, 사실적 사고를 요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그러나 지문에 명시적으로 제시되지 않은 정보를 요구하는 비판적 사고, 추론적 사고, 적용/창의력 문제는 글에 담긴 정보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글의 전제, 주제, 함축적 의미, 맥락 등 하향식 독서 모델에 기반한 독해력을 필요로 합니다. 물론, 이러한 사고 영역을 평가하는 문제에서도 사실적 사고, 즉 세부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기본 전제가 됩니다. 따라서 수능 독서에서는 상향식 모델과 하향식 모델을 모두 적절하게 활용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수능 독서에서는 상호보완식 독서 모델을 적용하여 글을 읽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단순히 문제의 정답을 찾는 데 급급한 독서가 아니라, 글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사고하는 과정을 통해 세부 정보뿐만 아니라 글의 함축적인 맥락까지 파악할 수 있는 독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주로 상향식 독서 모델에 기반하여 문장 분석, 문단 분석, 그리고 글의 구조 파악을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가장 기본적인 독서 방법으로 배우고 익혀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쉬운 수능에서는 시험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꼼꼼하게 읽을 수 있는 상향식 독서 모델로도 독서 시험을 준비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수능처럼 오답률이 높은 문항이 많이 출제되는 어려운 수능에서는, 상향식 모델뿐만 아니라 하향식 모델까지 포괄하는 상호보완식 독서 모델이 보다 적절합니다.
따라서 글의 전체 구조를 빠르게 훑어보고 글의 유형에 따른 전개 방식을 파악하는 하향식 독서 모델을 통해 전체적인 의미를 먼저 파악한 후, 중요한 문단부터 상향식 독서 모델을 적용하여 꼼꼼히 읽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즉, 글의 전체적인 구조와 세부 정보 간의 상호 작용을 파악하고, 예측한 내용을 실제 글의 세부 내용을 통해 확인하고 이해하는 것입니다. 시험 문제는 글의 이해도를 평가하는 것이므로, 글을 정확히 파악하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쉽게 정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독서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독서 방법이라도,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다가는 가랑이가 찢어지듯이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선 자신이 지금까지 독서 지문을 공부하던 방식을 분석하고,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방법으로 독서를 해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자신의 학습 경험을 분석하고 공부 방법을 점검하여 메타인지를 활성화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인터넷 강의를 듣고 강사의 독서 모델을 무조건 따라 하는 것은, 강사의 읽기 능력이 황새라면 학생은 뱁새인 상황과 같을 수 있습니다. 요즘 학생들은 대부분 자신에게 맞는 독서 방법을 고민하기보다는 무조건 많이 읽고 문제만 풀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바쁜 고등학생들이 효율적으로 독서 능력을 향상시키려면, 자신의 독서 학습 방법부터 신중하게 고민하고 점검해야 합니다.
그래야 구조 독해와 같은 상호보완식 독서 모델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독서 능력을 효과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국어 > 국어 공부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기심과 진로를 잇는 주제 탐구(주제 찾기) (0) | 2025.04.29 |
---|---|
이구아나와 나(이유리) - '브로콜리 펀치' 작가님의 소설(창비교육 공통국어) (0) | 2025.03.17 |
2022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의 보고서 쓰기 교육 내용 분석 및 보완(교육과정평가연구) (0) | 2025.03.17 |
고1 학생을 위한 소설 전문 읽기와 수능 대비의 효과적 접근법 (0) | 2025.03.11 |
교과서 학습활동으로 수능 준비하기(창비교육 공통국어 '브로콜리 펀치'(이유리)) (0) | 2025.03.11 |